친구와 이야기하는 시간은 재밌다고 느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친구와 위키미디어 운동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저도 솔직히 말해서 별로 재미있어 보이지 않고, 어차피 위키미디어에 관해서 관심이 있는 친구도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야기를 나눠 본다면 어떨까요? 관심이 있는 친구와 이야기해 본다면 어떨까요? 뭔가 재미있어 보이지 않으신가요? 바로 이것이 제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해 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위키미디어 유스 컨퍼런스에 장학금을 받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위키미디어 공동체의 지역 협회인 위키미디어 한국의 대표 자격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저에게 있어 가장 아름답고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서로의 경험, 마주한 어려움,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서로의 농담에 웃고, 사진을 찍고, 하루 24시간씩 SNS를 하고 (당연한 거 아니냐구), 앞으로 절대 잊지 않을 친구가 되었습니다.
우정: 같은 이유로 뭉친 전 세계의 사람들
목요일 (5월 15일) 오후 12시 경 프라하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착륙하자마자 위키미디어 체코 협회의 환영을 받고, 대중교통 탑승 방법과 길 안내를 받았습니다. 동시에, 다른 젊은 위키미디어 참가자들을 만나, 호텔과 행사장까지 같이 이동했습니다. 다들 굉장히 지친 상태였지만, 같이 저녁을 먹으며 프라하까지의 여정을 나누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일반적인 ‘강의’ 형태가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그룹 토의 형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완전히 처음 보는 사람과의 대화가 계속되다 보니, 처음에는 좀 불편하기도 했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건 스스로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리고 다들 대화는 하고 싶지만 ‘기회’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라는 것을 바로 깨달았습니다.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멈추지 않았고, 주최 측에서 다음 세션 진행을 위해 몇 번이나 강제로 멈춰야 할 정도였습니다.

사진 출처: Annidafattiya, CC-BY 4.0
저는 ESEAP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과 특히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유를 들자면…제가 ESEAP 지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계획과 협력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지만, 정말 빠르게 서로 친구가 되어 개인적 및 문화적 배경을 이야기하면서, 다양성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가에 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 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프라하 시내를 탐방해 보라는 주최 측의 권고 아닌 권고가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에는 늦지 말라고 했지만 무시한 사람이 많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저는 혼자 조금 돌아다녀 볼 생각으로 외출했습니다만… 시가지 중심부에서 다른 참가자들을 정말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다 같이 카를교까지 간 다음, 저녁식사 장소까지 돌아갔습니다.
프라하 체류 마지막 날,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약간 있었기 때문에 프라하성을 구경할 생각으로 갔으나, 거기서도 다른 참가자들을 만났습니다. 다들 예정이 달랐기 때문에 오래 같이 있지는 못했지만 정말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공항에서조차 우연한 만남은 계속되었고, 모두 앞으로의 재회를 기약하며 작별을 고했습니다.
재미: 농담을 곁들인 흔치 않은 컨퍼런스
대화를 하려면 항상 아이스브레이킹을 해 줘야 합니다만, 어떻게 하시나요? 평범하게는 “자기소개” 정도 하겠다만, 여기서는 빙고 게임과, 스마트폰에 입력하면 화면에 글씨가 표시되는 슬라이드를 사용했습니다. 이제 여기서 참가자들의 유머 감각이 빛을 발했는데요.

사진 출처: Ferfive, CC-BY 4.0
서로 같이 셀카를 찍거나, SNS 연락처를 교환하거나, 개드립을 치거나도 많이 했습니다. 같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보면서 우리끼리 순위를 매기기도 했습니다. 저녁식사 장소까지 1시간을 걸어갔다 오고, 중간에 좋은 사진 찍자면서 15분 동안 다리를 막고 서 있기도 했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놀자며 닌텐도 스위치 하나 앞에 우르르 몰려 있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Sciking, CC-BY-SA 4.0
서로 농담하면서 저희는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해갔습니다. 서로 웃으며 친근감을 느꼈습니다. 이번은 단순한 모임이나 컨퍼런스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간의 연결을 느끼며 서로를 ‘다른 기여자’가 아닌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의 모임, 행사, 협력, 다음 번 유스 컨퍼런스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미래: 따로 또 같이
웃음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그냥 웃자고만 모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로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해 보고 싶은지, 돌아가면 무엇을 할 건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새로 들어온 젊은 기여자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 주면 좋을지, 그 기여자들이 결국 다른 기여자를 도우며 긍정적인 순환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에 관하여 논의했습니다.

사진 출처: Alexandra Grulichová, CC-BY 4.0
ESEAP 지역은, 마침 ESEAP 전략 회의가 유스 컨퍼런스의 바로 다음 주였기 때문에, 회의에서 ESEAP 유스 그룹의 창설에 관한 논의가 포함되게끔 노력했습니다. 저는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으아앙!) 전략 회의에서의 소개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및 요구 사항을 제작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저는 현재 위키문헌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위키문헌과 젊은 세대 간을 연결할 수는 없을지에 관하여 생각했습니다. 위키문헌은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학교 등 교육 기관과의 협력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컨퍼런스에서 유사하게 교육 기관과 협력하여 성공한 사례도 들었으니, 잘 하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개인적인 느낌
컨퍼런스 이전에는 참가자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몇 명의 얼굴을 본 적은 있다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대조적으로 컨퍼런스 이후에는 다들 서로를 알고 있었고, 마치 처음부터 친구였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단 3일 만에 친한 친구가 되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습니다.
여기서 배운 것은, 단지 위키미디어 모임을 위한 것뿐만이 아닌, 더 건강한 삶을 위한 지식과 팁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번은 단순한 위키미디어 컨퍼런스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소통을 위한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사진 출처: Aspere, CC0 (퍼블릭 도메인)
컨퍼런스 이후 제 삶이 바뀌었다고 느낍니다. 많은 사람과 만나고 친해졌으며,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고, 많은 지식과 경험을 배웠습니다. 저에게 이 기회를 주고 이러한 경험이 가능하게 해 주었던 모든 사람, 그리고 저와 대화를 나누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잡아 주세요. 어떠한 아름다운 일이 있을지 모르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실 수도 있습니다. 진심으로, 단 한 번만이라도 용기를 내 주세요. 이 글을 읽으시고 계신 여러분들을 앞으로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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