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컨퍼런스 서울 2025, 위키백과의 미래는 다양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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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10월 25일, 한국 최대의 위키 행사인 위키컨퍼런스 서울 2025가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화두는 ‘기술과 언어를 넘어, 모두가 짓는 지식의 집’입니다. 문화, 인종, 기술의 다양성을 내포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일본어 위키미디어 커뮤니티’에 대한 발표와, ‘ESEAP Hub와의 협력 방안’, ‘신경다양인으로서의 위키백과 활동’을 기조발표로 선정하였습니다.

요즘의 뜨거운 이슈들을 주제로 한 만큼 약 40명의 참가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참석해주셨습니다. 참가자들은 언어의 장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경청하였고, 토론시간에도 열의를 보여주어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기조발표를 중심으로 한국어와 여러 언어의 위키백과의 다양성을 향한 노력을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어 위키미디어 커뮤니티

이 세션에는 Eugene Ormandy 님과 Narumi.SBT 님께서 각각 발표해주셨습니다. Eugene 님은 와세다 대학교, Toumon Wikipedian Club Japan, 일본 GLAM 등에서 다양한 위키미디어 활동을 이어온 분이시며 2023 Newcommer of the year에 선정된 바가 있습니다. 일본은 언어 자원이 풍부하여 위키백과 활동이 활발하지만, 언어 장벽으로 국제적인 활동에는 제약이 있으며, 위키미디언 단체를 조직하여 활동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키마니아에 참가하고, Diff 기사를 게재하고, 사용자 그룹을 결성하는 등 위키백과의 발전을 위하여 함께 뭉치는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그 다음 연단에 선 Narumi.SBT 님께서 일본 위키미디어 유저 그룹의 소식을 전해오셨습니다. 일본 사용자 그룹은 2023년에 설립되어 20명 이상의 정식 멤버가 참여하고 있고, 재단으로부터 공식 가맹 단체로 승인받았다고 합니다. 지식 불균형의 완화와 위키미디어 활동에 필요한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 단체는 일반적인 활동 외에도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도서관 페어 참여를 통해 젊은이들의 위키백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 분의 발표는 일본의 소식을 듣기 어려웠던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큰 인사이트를 주었고, 토론시간에는 일본과 관련된 문화재 문서의 개선방안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ESEAP Hub와의 협력 방안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허브인 ESEAP Hub는 그동안 위키미디언 사회에서 소외되어 온 해당 지역들의 역량강화와 협력을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이들은 역량강화와 지역간 협력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참여 지역들을 대변하고 다양한 언어 프로젝트를 참여시키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단체의 활동은 그동안 각 언어판별로 활동해왔던 위키미디어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어판도 가까운 지역과 함께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신경다양인으로서의 위키백과 활동

다음 세션으로는 신경다양인 당사자 쿠키몬스터 님께서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발표해주셨습니다. 발표자는 신경다양성 프로젝트의 의의를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자유롭고 편안한 모임이며, 정보접근성에 기여하며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에디터톤과 포토워크 활동을 소개한 다음, 신경전형인과의 교류나, 활동내용 소책자 제작, 전문가와의 협력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사용자 발표, 기술과 지역 참여의 다양성을 엿보다

사용자 발표로는 Greenia 님과 NZ 토끼들 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Greenia 님은‘위키볼트(WikiVault)의 영향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해주셨는데요. 편집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과학 전공을 살려서 통찰력 있는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AI가 단순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그 AI를 위키백과가 학습시켰음을 인정하고, 위키백과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 AI 시대를 대비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NZ 토끼들 님은 수도권을 벗어나 지역과 연계하고 한국화를 향한 전략을 구축하는 3단계론을 보여주셨습니다. 한국화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한국 문화에 맞게, 콘텐츠를 점검하고, 한국적인 문서를 만들자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셨습니다. 한국 문서와 문화에 대한 발표자의 애정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위키백과의 미래는 다양성에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언어, 문화, 장애 여부를 떠나 위키갭(위키 참여에 대한 집단간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제 위키미디어 사용자 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가 증가하고 지역 간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요즘, 위키백과가 미래적인 지식 공동체로 나아가려면 자신의 언어판에만 관심을 갖는 자세보다는 다양한 인종과 언어의 위키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쿠키몬스터 님의 발표는 한국 내에서 소외되어 온 집단인 신경다양인의 사회 참여를 가시화한 하나의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판에서 오랜 화두였던 ‘위키백과 편집자 확대’의 해법은 차별이 아니라 다양성임을 보여준 발표였습니다. 협회는 앞으로도 한국어판의 세계적 협력과 내부 다양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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