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park45의 위키백과 편집 입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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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키백과 사용자 Vpark45입니다. 한국 위키미디어 협회에서 저에게 독자기고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기쁘고 감사드립니다. 오타 수정 같은 소소한 기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글을 쓰게 되어 민망하기도 합니다. 어떤 글을 얼마나 써야할지 잘 몰랐는데 이런 제 마음을 아셨는지 협회에서 간단히 세 가지 질문을 주셔서 그것에 답변도 하고 제가 하고 싶은 말도 해보겠습니다.


2018년에 위키백과를 접하게 된 계기

저도 몰랐는데 저는 2018년 10월 9일 새벽 4시에 위키백과 계정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당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심정으로 계정을 만들었는지 아쉽게도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인 것 같은데 한글날 새벽 4시에 저는 위키백과에서 무엇을 검색하다가 계정을 만들었을까요?

그래서 구글 계정에서 검색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놀랍게도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야간 근무를 했던 날이라 새벽에 활동했습니다. 저는 그날 새벽 3시 53분에 영어 위키백과에서 IMF 문서를 검색했습니다. 그렇게 위키백과 문서를 보다가 우연히 계정을 생성했습니다. 해당 문서가 영어로 쓰이기도 했고 당시에 위키는 누구나 편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몰라서 편집을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


위키백과와 위키책과 위키문헌 등에서 편집을 시작하게 된 계기

처음 편집을 시작한 위키는 나무위키였습니다. 그때 편집한 문서는 “전보”였습니다. 당시 KT에서 운영하던 전보 서비스가 2023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폐지됩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누구보다 빨리 위키에 반영하고 싶어서 나무위키에 한 줄 기여를 했습니다. (전보 (r97 Blame) – 나무위키)

평소 기여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곳이 없었는데 위키가 저의 기여욕을 해소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허접한 기여는 금방 다른 기여자의 수려한 문장으로 갈음되었지만 제 기여 노력의 흔적이 역사로나마 기록으로 남는다는 사실이 저에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소소하게 오타를 수정하고 재밌게 읽었던 소설책의 내용이나 작가의 문서를 편집하고 좋아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문서를 편집하면서 즐겁게 위키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24년 10월에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합니다. 한강 문서는 인기가 없는 전보 문서와는 달리 인기가 많아서 기여자가 매우 많았습니다. 저는 위키백과에서 출처를 각주로 적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나무위키에서도 비슷한 스타일로 출처를 각주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여자가 제 편집을 되돌리거나 수정했고 저는 특별히 이 문제로 토론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각주를 사용하는 위키백과로 눈을 돌렸습니다. 위키백과의 정책과 지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위키백과의 내용이 아니라 위키백과 자체에 대한 문서를 둘러 보면서 사랑방, 사용자 문서 등을 읽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특히 게시판마저도 위키 문서로 구성된 점과 사용자가 서명을 남기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다음과 같은 소소한 편집만 했습니다.

  • 띄어쓰기 수정
  • 오타 수정
  • 출처 확인, 수정, 추가
  • 일반 따옴표를 둥근 따옴표로 바꾸기

시간이 지나면서 ‘소소한 편집말고 나도 큰 기여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위키백과에 특별히 어떤 큰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몰라서 다른 자매 프로젝트를 살펴봤습니다. 그중 위키책과 위키문헌이 눈에 띄었습니다.

위키책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관련 영어 위키책 문서를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을 주로 했습니다. 이때 번역한 문서를 위키데이터에서 서로 다른 언어끼리 연결하는 작업도 재밌었습니다.

위키문헌에서는 Aspere 님의 수필이 제 위키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거리 추천이라는 글에서 가장 쉬워 보이는 우리역사넷 역대 국사교과서를 위키문헌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보기로 마음 먹고 중학교 국사(상) (6차 교육과정) 문서를 편집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시험을 보기 위해 억지로 읽어서 하나도 기억이 안 났던 국사인데 이번에 편집하면서 읽다 보니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후삼국시대를 읽을 때는 예전에 TV로 봤던 《태조 왕건》이 떠올라서 좋았습니다.


어떤 내용을 편집하고 있는지 간단한 소개

위키백과와 위키책에서는 주로 프로그래밍 언어 관련 문서를 편집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많지 않은 다음과 같은 주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마무리

위키백과 편집을 시작하고 많은 것을 새로 경험합니다. 위키백과 문서를 읽기만 할 때는 몰랐는데 편집 활동을 시작하고 나니 이제는 문서에서 오타만 찾게 되었습니다. 가끔 문서를 훼손하는 사용자를 보고 놀라기도 합니다. 반달이라는 용어도, 실제로 문서를 훼손하는 사람이 정말로 있다는 것도 위키 편집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하는 시대입니다. 카카오톡에서는 상대방이 내가 보낸 문자를 읽었는지 알려주는 숫자가 나오고 디스코드에서는 상대방이 입력 중인지 알려주는 메세지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 비동기로 위키 문서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정책과 지침에 따라 토론하고 동의하고 반대하며 그렇게 총의를 모아서 집단 지성을 완성하는 이곳이 너무 좋습니다. 이런 위키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서 사용자도 문서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KIWI는 한국어권 위키미디어 커뮤니티의 소식을 싣고 있는 계간 소식지입니다. 본 기사는 KIWI 10호의 독자 기고를 발췌했으며, 더 많은 기사는 한국어 위키백과의 KIWI 소식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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